행복한 교사되기

전학공의 날

햇살수풀 2022. 4. 17. 15:17

금요일은 전학공의 날이다.

작년에는 교과별로 모였는데

올해는 자유가 좀 주어졌다.

나는 학교텃밭관리자라 학교텃밭 모임에 참여한다.

일본어, 중국어, 가정, 기술, 한문, 사서, 진로샘등 기타과목 선생님들은 공통분모 찾기가 어렵고

그렇다고 일과시간까지 할애한 행사에 참여하지 않는 것도 못하는 게 선생님들의 양심이다.

그래서 학교텃밭을 분양해 드리고 그 시간에 관리하시라 했더니 모두 꽃을 가꾸고 텃밭을 돌아 보신다고 수고해 주신다.

정작 나는 그야말로 인력과 장비 관리만 하고 있다.

오늘은 어제 봐 둔 참나물, 초롱꽃나물 등을 소개해 드렸더니 모두 기뻐한다.

나물을 뜯을 생각은 하지 않고 호미를 들고 잡초를 제거하고 가꾸는 데 더 열심이다.

하긴 점심시간에는 도시락을 싸 오시는 팀(나도 여기에 속해 있다) 선생님들이 뜯었다.

봄이 다 가도록 재미난 장소가 하나 생긴 셈이다. 서너 번은 더 뜯어도 될 것이다.

올해는 더 여러종류의 나물 씨앗을 뿌려둘 셈이다.

해마다 이 학교에 오시는 선생님들에게 기쁨이 되고, 여름이나 가을엔 예쁜 꽃들을 피워 주겠지.

학교 입구 들어 오는 언덕에는 정말 다양한 먹거리들이 넘쳐난다.

달래, 돌나물, 머위나물, 취나물, 부지갱이등. 아마 이전에 누군가가 뿌려둔 것일 것이다.

지난 이년 동안 이 다양한 먹거리들이 넘쳐 나는데도 쳐다 볼 생각도 안했더랬다.

공간이 정신을 지배하는 것, 자리가 정신을 지배하는 것 맞다.

더 고급진 말로 하부구조가 상부구조를 지지한다.

화전민처럼 언덕을 갈아서 밭을 만들고 학생부에서도 교육프로그램을 돌리고, 상담샘도 프로그램을 돌린다.

나는 언덕이니까 최대한 야생 느낌의 꽃씨를 많이 뿌렸는데(벌꿀풀, 패랭이, 샤스타데이지, 국화, 구절초, 쑥부쟁이, 더덕, 민들래, 도라지등) 풀과 같이 섞이니 싹이 텄는 지 아닌 지도 잘 모르겠다.

꽃이 펴 봐야 나 여기 있소하고 표시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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