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바이러스가 유행한 지 벌써 3년째 접어 들었다.
그간 용케 피해 왔는데 지금 딸이 코로나로 고통받고 있다.
아픈 아이를 혼자 두고 학교에 갈려니 발걸음이 무겁지만 중학생이니 괜찮으려니 한다.
시험기간인데 반별로 진도도 못 맞추고 있는데 나도 옮으면 어쩌지 하고
마스크도 꼭 끼고 환기도 하고 아이가 사용했던 그릇은 철저히 씻고 열탕소독까지 한다.
귀찮고 번거롭지만 최선을 다해 본다. 나는 천식이라 기저질환자는 더 조심해야 한다 하니
아이와 방도 분리하고 사용하는 그릇도 다 분리하고 있다.
교사는 아플 자유도 없다. 아플수도 있지만 지금은 안 된다. 이번 주 다음주까지는 절대 무쇠몸이어야 한다.
아이는 주사를 맞고 약을 처방 받았는데 거의 16만원이나 들어 실비보험을 신청해 두었다.
코로나가 아니어도 이제 은퇴할 날이 5년도 되지 않을 것 같아 교사생활을 열심히 기록해 볼려고 한다.
남는 것은 기록 밖에 없다. 이순신장군이 남긴 난중일기처럼 비장하지는 않더라도 되도록 꼼꼼하게 기록해 두려고 한다.
내일이 출제 마감날이라 시험문제를 보고 또 보고 한다. 출제기간은 아무리 경험이 오래되어도 스트레스를 받는다.
동과 선생님의 시모가 돌아가셔서 대강이 들어 왔다. 수요일은 수업이 1시간이고 오후에 창체수업이 있어 담임과 부담임이 번갈아 가며 담당한다. 오늘은 3학년 모의고사일이라 6교시,7교시 감독, 결국 대강까지 합하니 미뤄두었던 일을 할 틈이 없어져 버렸다. 수업은 평일과 같이 4시간을 한 셈이네.
올해 업무는 환경인성부 부장인데 기획샘이임산부이고 업무가 너무 많아 조금 조정했더니 만만찮다. 텃밭과 교직원 동아리, 다문화업무가 내일이다. 동아리부서조직에 동아리명도 영어단어는 곤란하다고 하여 근거가 되는 생기부입력요령을 꼼꼼히 찾다 보니 거의 한 시간을 버렸다. 학교교사에게는 점점 짬이 없어 진다. 영어 단어 들어간 것을 입력 못하게 할 건 뭔고 싶다. 학교 일이란 게 모두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는 그런 수준이다. 교사들을 신뢰하고 믿어 줬으면 싶은데 교사들이 내맘같지 않다는 것도 알기에 항변할 말도 사실 별로 없다. 평생을 말단 공무원 역할이다. 이래라 하면 이러고 저래라 하면 저러고.
지금 학교는 수업시간이 재미있다. 내 말이 떨어질새라 필기하고 똘망한 눈빛을 보니 힘이 난다. 싱거운 아재개그에도 까르르까르르 웃어 주니 고맙다.
마스크 끼고 있어 얼굴도 잘 모르고 눈빛만 나누지만 그래도 우리는 하나임을 느낄 수 있어 좋다. 마스크 벗고 생활하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과연 그런 날이 오기나 할까?
중국은 지금 12일째 격리다. 그런 생활이 가능한 나라가 우리 이웃이라니 놀랍다가도 무섭기도 하다.
인간의 자유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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