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수풀의 세상구경

호수지방의 힐탑-영국 중서부 지방의 전형

햇살수풀 2006. 8. 23. 11:06

 

 

 

 

 

 

 

2006.08.12

 

그래스미어의 아침어젯밤에 늦게 들어 와서 마을을 제대로 둘러 보지 못했는데 알고 보니

낭만파 시인 워즈워드가 오랫동안 거주를 하고 마지막 생애를 보낸 곳이라 한다.

마을은 하나같이 이쁜 창들마다 화분을 내어 놓아 예쁘게 꾸며 놓았다. 골목길도 예쁘다.

 거의 호텔들이라 여기가 호수관광지역의 중심임을 말해 준다.

식사를 마치고 마을을 한 바퀴 산책했다. 마을에 오스왈드 교회가 있었는데

 워즈워드와 칼라일이 묻혀있는 곳으로 역사가 130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특히 1630년경에 문을 연 주일학교(일요학교)는 근대 학교교육제도의 효시가 된 곳이다.

워즈워드도 이곳에서 주일학교 교사생활을 했다고 한다.

서양의 교회는 과거와 현재가 공존장소이다.

 교회는 예배의 장소인 동시에 유명한 사람의 공동묘지도 되고

 커다란 고목들이 우거져 있는 공원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공동묘지 같으면 으스스한 느낌이 난다.

오늘날 도시의 공원묘지 같은데 가면 아둥바둥 사는 것이 허망한 느낌이 난다.

특별한 일이 있는 경우가 아니면 일상적으로 찾아가는 장소는 아닌 것이다.

그러나, 영국 교회는 아늑한 숲속에있는  쉬었다, 기도나 명상을 하고 싶은 그런 장소란 느낌이다.

물론 장소는 마을의 제일 중요한 곳에 있다.

 

마을을 한 바퀴 돌고 미련 없이 떠난다.

오늘은 호수지방여행으로 힐탑이라는 곳을 둘러 보기로 하였다.

힐탑은 동화 피터 래빗의 무대가 된 곳이고

피터 래빗에 나오는 풍경들을 작가가 직접 삽화로 그렸는데 그 지역을 그대로 묘사한 것이다.

피터 래빗의 작가가 중심이 되어 이 지역을 영국 중서부 지역의 전형이라고

보존 운동을 일으켜서 기차길이 나는 것까지 막으면서 보존한 유명한 고장이다.

물론 영국인들의 전원에 대한 이상적 이미지로 각인된 곳이기도 하고

 지금도 계속 번역, 재해석되는 오만과 편견이나. 에밀리 브론테 작품의 배경이 되는 곳이다.

피터 래빗은 우리나라에서는 번역되어 나왔는 지 몰라도

(아이가 없어 아동문학의 유행에 늦다) 예쁜 캐릭터 상품을 사다가 보면 알 수 있는 그 토끼이다.

 

차에 배를 싣고 유람선을 타고 원더미어 호수 저편으로 옮겨 간다.

맞은 편에도 아름다운 도시들이 여럿 있다. 우리는 힐탑까지 걸어 가 보기로 한다.

내셔널 트러스트가 운영하는 주차장시설이 여럿 있다.

 무인 주차시설을 처음 본 터라 열심히 셔터를 눌러 본다.

 

약 한 시간 거리인데 호수 경관이 장관이다.

얕은 돌담 위에는 우리나라의 덩굴딸기 같은 딸기가 수없이 달려 있다.

익으면 까만 색이 된다. 맛은 복분자랑 비슷하다.

 좁은 도로 옆으로 보행자를 위한 도로를 만들어 두었다.

일본 여행객을 실은 차들이 수없이 지나간다.

유명 관광지에는 일어로 된 안내문과 일본인을 위한 소품(행운을 부르는 고양이)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한국에는 피터 래빗의 인기가 일본보다 덜하지만 일본은 피터래빗에 열광한다고 한다.

하기는 우리나라에서 친구의 딸들에게 줄 선물을 약간 샀는데

그 중에 연필에 그려져 있던 캐릭터가 바로 피터래빗이었으니

우리 어린이들에게도 꽤 친숙한 장소가 되리라.

우리는 건초더미, 양떼들, 초지들, 마을길들, 돌담, 나무들이 만드는 경관을 쉬엄쉬엄 감상한다.

이런 곳에 살았으면 우리들도 예쁜 그림을 그렸으리라.

워즈워드처럼 자연의 아름다움을 겸허하게 배우는 시를 썼으리라는 생각도 들었다.

 

마을 과일 가게에서 산 사과, 복숭아로 점심을 대용한다.

오후에는 원더미어 호수 남쪽에 가서 증기기차를 타 본다.

 왕복 삼십분이 걸린다.

의외로 좀 느리단 것을 빼고는 쾌적하다.

속도도 생각보다 느린 것은 아니다.

그래도 어쩜 쾌속의 말이 더 빨랐을 수도 있었으리란 생각이 든다.

기차에서 나들이 나온 가족들을 만났는데 아이들이 우리일행에게 많은 관심을 보여서 함께 놀아 주었다. 세계 어디를 가든 아이는 아이이다.

 그리고 워즈워드의 말처럼 아이는 언제나 어른의 스승이다.

저녁 목적지는 체스터이다. 소풍을 하고 예정에 없던 증기열차까지 타는 바람에 오늘도 늦었다.

밤늦게 찾아간 도시가 체스터였다.

너무 늦었으나 다행히 호텔을 쉽게 얻을 수 있었다.

값이 약간 비싸지만 패밀리 룸을 얻었으니 평균하면 괜찮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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