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용부교수가 윤석사무국장에게 화강암이 거대한 두부가 잘려나간 곳에서 화강암의 판상절리에 대해 설명해주고
있다.
[
SONY] CYBERSHOT (1/625)s iso100 F5.6
설악산에 머물러 있는 울산바위의 받침석이 울산에서 발견됐다면?
울산바위 이름의 유래는 유러 갈래
있으나 울산에서 올라간 바위라는 설화가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런데 최근 울산 해안에서 울산바위를 얹어놓을 만큼
크고 반반한 화강암 덩어리가 새롭게 조명돼 화제를 일으키고 있다.
최근 부산
신라대 지형학과 반용부교수님, 울산생명의 숲 윤석 사무국장, 그리고 나는 울산 울주군 온산읍 이진리 17번지 일원 해안을 답사하고 "이곳은
자연사 박물관을 방불할 만큼 다양한 지질.지형을 이루고 경관도 빼어나 후세에까지 보전할 방안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얻었다.
이곳은 지도상에 `범월갑'이라 명기된 곳으로 오랜 세월 해식(海蝕)과 풍화(風化)로 빚어진 범의 형상을
한 `범바위'(너비 7m 높이 5m), 학교운동장 크기의 차일암(遮日岩.가로 2000m 세로 100m) 등이
있다.
이 이름들은 마을 주민이 특징을 보고 붙인 이름이고 향토사와 지명사에 그 유래가 반듯이 남아있을 만큼 명승이다. 특히
차일암은 `멍석바위'라고도 불리며 5,000명이 앉아서 바다를 구경할 수 있을만큼 단일한 암괴(바위덩이)로는 드물게 넓고 크다. 소풍과 화전놀이
장소로 활용됐다. 암괴가 너무 커 설악산 `울산바위'의 받침석을 해도 되겠다는 얘기도
나눴다.
그러나 이 일대는 주변 공단개발로 이주된 뒤 드나들 길조차 망가졌고 전래된 가치를 인정받을 틈도 없이
매몰되고 있다.
우선 가장 최근에는 정일스톨트헤븐(주)이 수만평을 매립했고 앞으로 (주)한일산업이 1만5천여평을 매립할
계획이다.
또 이곳은 장기적으로는 울산신항의 배후부지로 결정돼 있다.
해안경관은 장구한 세월로 빚어진
유산이므로 이 시대, 우리가 모두 깨트리거나 묻어버린다는 것은 후세에 너무 무책임하다는 생각을 지울수 없다.
최소한 경관이
돋보이는 부분은 공원으로 지정해 남기거나 이전시켜 보존할 필요가 있다는게 공통된 의견이었다.
반교수님은 "이웃 부산은 김해.용원 일대
신항을 개발하면서 허황후 설화가 있는 망산도는 10여개로 된 작은 바위(너비 10m 높이 4m)이지만 항만부지 안의 소공원으로 보존키로 했고
소규모 해안어촌도 물길을 틔워 마을을 유지시키고 있다"며 울산도 그같은 정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범월갑을
답사한 반용부교수님의 지형학적 평가는 아래와 같다.
온산읍 이진리 해안은 불국사 계통 화강암이 많고 파식대, 해식애, 타포니, 포트홀, 판상절리,보링쉘,그나마,핵석 등이 발달돼
있다. 지질.지형학의 교과서적 자료가 한곳에 있는 셈이다.
이처럼 다양한 표본이 종합적으로 연계돼 존재하는 곳은 흔치않다.
우리나라 해안 전반을 살펴볼때 개별적,산발적으로 존재하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
이 일대 평평한 암반에는 파도에 의해 구멍이
난 풍화호(風化壺. gnamma)가 무수히 드러나 있고 암벽에는 소금기 있는 바람에 의해 기기묘묘한 구멍이 뚫린 염풍화(鹽風化.tafony)
자국이 벌집처럼 전개돼 있다.
항아리처럼 생긴 풍화호에는 작은 고둥이 촘촘히 자라면서 공간을 넓혀가는 보링쉘(boring
shell)과 같은 흥미로운 현상도 여러곳에서 관찰할 수 있다.
암반위의 흙더미가 씻겨나간뒤 압력이 줄어들면서 화강암이
양파껍질처럼 벗겨지는 판상절리 현상도 뚜렷하다. 마치 커다란 백설기떡이 파도에 떨어져 나간듯이 보여 이채롭다.
파도에 깎인
널찍한 바닥(파식대)과 절벽(파식애)도 발달돼 있고 심층풍화와 핵석 등이 곳곳에 전개돼 있다.
자연사 학습장과 관광자원으로서
손색없다.
*범월갑에 대한 향토사 연구로는
김송태(울산 남구문화원장) 저 `울산 지난달의
얼굴' 29~34쪽과 강길부 `향토와 지명' 491쪽 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