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들

무거고 성탄전야 행사

햇살수풀 2013. 12. 25. 20:37

우리학교에 기독 학생반이라는 자생적인 모임이 있다.

이들을 지도하는 선생님은 음악선생님이시다.

요즘 예체능시간이 줄어 들어 집중 이수제로 한 학기에 몰아서 수업을 하니 여러가지 애로 사항이 많은 줄 안다.

우리 음악 선생님은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내가 만난 크리스찬 중 신실하고 존경 할 만한 분이시다.

아이들 모임에 얼마나 헌신적인 지 거의 매주 월요일은 아이들과 함께 점심시간을 보내신다.

어제는 그 월요일 기도회 시간의 축제였다.

음악실에 아이들이 가득 차서 뒷자리까지 빼곡히 섰다.

나도 기독교 신자라 여러 번 초대 되었다. 일학년 때 우리 반 아이들과

 작년 담임 반 아이들이 다수 이 모임을 주도하고 있어서

매주 초대하러 왔지만 한 두 번 갔을 뿐이다.

성가, 가스펠 송, 발표 등이고 평소에는 기도회가 주축인데

그날은 믿지 않는 아이들이 많아서

기도회는 하지 않았다.

특히, 아이들이 준비한 학교폭력 관련 성극은 감동 그 자체였다.

평소 얌전하고 조용한 아이가(영어 빼고는 모두 1등급) 욕설, 폭력, 왕따, 거짓말, 나태, 약물중독, 담배, 음란 거짓 비굴등의 줄에

매임을 받아 허우적 거리다가 예수님의 등장에 매임에서 놓인다는 내용인데 아주 짧지만 강렬한 메세지를 전달하였다.

예수님 분장한 학생의 절도 있는 모습도 인상 깊었지만 매임에서 허우적 거리는 학생에게는

참석자 모두가 강하게 동일시를 하는 듯 깊은 울림이 있었다.

마지막에는 참석자들을 대상으로 경품 추천행사가 있었는데 음악 선생님이 사재를 많이 털어 넣었다.

상품권소비가 상당히 있었으니 어림잡아 오십만원 정도는 썼을 거로 짐작되었다.

아무리 가족이 홀가분하다고 해도 이 물질만능의 시대에 욕심 없는 사람은 없는 데 정말 존경할 만한 분이다.

이런 사람에게 학교폭력 가산점을 주어야 마땅하다. 하지만 학교에서 무슨 종교행사냐, 미성숙 아이들에게 종교교육을 한다고라?

등 비난만 안 돌아오면 다행이다. 하지만 일단 아이들이 좋아하고 참석하는 아이들이 행복해 하는 이런 행사를 자발적으로 하는 이런 선생님이 많은 우리 학교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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