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8.15
숄즈베리에서 아침 일찍 나선다. 시내를 한 바퀴 돌고 숄즈베리 대성당을 구경한다.
우리나라는 산수좋은 곳에 가면 절구경이지만
영국이나 서양은 성당구경이 그것을 대신한다.
가장 오래된 철제 시계가 있고
존 왕이 서명한 마그나 카르타가 보관되어 있는 성당이다(이 곳외에 4곳)
건물은 중세의 고딕양식이다.
그래스미어나 체스터에서 본 성당이 소박하고 경건한 신앙심이 우러 난다면
큰 도시의 성당이나 수도원은 종교의 권위가 막강했던 시대의 위엄을 나타내는 권위적인 느낌이 든다.
종교의 이름을 본딴 세속화의 결정 같다고나 할까?
큰 왕궁이나 영주의 저택같은 정치적인 성향이 물씬 풍긴다.
왕실이나 교황의 무덤은 다정한 이웃이 묻혀 있는 공동묘지와 는 다른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창의 스테인드글라스나 높은 천정과 첨탑등 외관의 모습 또한 고딕 양식이고 바깥 창에도 우리에게는 낯설 수 밖에 없는 수많은 성인, 성자들의 모습이 조각되어 있다.
편안한 느낌이 드는 예배당이 아니라 위압적인 건물안에 영혼이 갇혀 버리는 답답한 느낌이 든다. 내부장식, 천정장식은 화려하고도 장엄한 느낌이 든다. 모두 권력의 산물이겠지.
그 다음은 그 유명한 숄즈베리의 스톤헨지를 찾아 간다. 세계 각국에서 온 빽빽한 관광객들로 넘쳐 난다. 가는 도중에 보이는 건초가 쌓인 풍경은 이국적인 느낌이다. 여러 장 사진을 찍어 보지만 달리는 차안이라 그럴싸한 풍경이 담기지 않는다.
교통이 혼잡하여 여기 세워보지 않을래요 하는 일도 어렵다.
스톤헨지 돌처럼 쌓아 놓았네 하면서 웃었다.
스톤헨지는 영국 초기역사를 알려 주는 자료로 너무나 잘 알려져 있다.
햇볕 쏟아지는 들판에 둥그러니 늘어선 돌들, 그 주위를 빙 둘러써서 구경하는 관광객들,
역사적 흔적이라기 보다는 무슨 신비한 주술이 느껴지는 장소인 것만 같다.
마음에 와 닿는 느낌도 종교적인 성지의 그것 같다.
권위적인 숄즈베리 성당과는 아주 대조되는 느낌이다.
그러면서도 왠지 숙연해 지는 느낌, 이 느낌의 정체는 무엇일까?
돌아가면서 사진도 찍고 감상도 하면서 둘러싼 사람들의 무리속에 우리 또한 녹아든다.
오후 일정은 세븐시스터즈로 갔다가 런던으로 와서 렌터카를 반납하는 것이다.
세븐 시스터즈는 쵸크가 해식애를 이루고있는 일곱개의 바위절벽을 말한다.
일단 런던쪽으로 가는 동쪽 방향의 도로로 방향을 잡고 고속도로를 따라 가기로 한다.
런던으로 향하는 고속도로는 여느 대도시의 도로처럼 혼잡하고 대기오염도 심하다.
사고도 빈번한 지 연쇄 충돌이라 여러 대의 차가 견인되는 장면도 목격하였다.
사고 때문인 지, 큰 도시로 들어가는 길목이라 그런지
차량 증가로 그런지 긴 연체 차량이 생겨났고 눈깜짝할 사이에 앞 차를 들이 받는 접촉 사고가 났다.
우리 차량은 안전하나 상대방 차량은 범퍼에 금이 가 버렸다.
말도 안 통하는데 다행히 친절한 아저씨로 우리의 사고를 너그러이 봐 주신다.
우리 또한 슈퍼 보험을 풀 옵션으로 가입해 놨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큰 고생을 할 뻔했다.
운전자 아저씨는 여행객이라고 하니까 대화도 천천히 하고 보험회사에 전화도 손수 해 주신다.
우리가 뒤에서 사고를 냈으니 우리책임이 큰 것은 우리나라나 영국이나 똑같다.
나중에 영국에 사는 친구를 통해서 알아 보니
영국사람들은 사고가 나더라도 언성 높이며 얼굴 붉히는 일은 거의 없다고 한다.
물론 보험을 가입하지 않은 사람도 거의 없다고 한다.
사고가 나면 친절하게 서로를 보살펴 준다고 한다.
사고를 겪기는 했으나 세븐 시스터즈에 도착했다. 이스터 본과 브라이턴은
영국에서는 남쪽 지방으로 맨처음 해변 휴양지가 생긴 곳이라 한다.
여름철에는 아주 잠깐이지만 해수욕도 가능하여
많은 별장들이 모여 있는 대표적 휴양지라고 한다.
유유히 평원위를 흘러드는 사행천인 컥미어 강을 지나
비치헤드까지 가서 산책 도로를 따라 산책을 한다.
비치헤드의 광대한 경관이 펼쳐 지자 카 오디오에서 나왔던
헨델의 메시아(할렐루야)는 정말 그 때 그 순간에 적합한 음악이었다.
스코틀랜드의 글렌코와 이스트본의 비치헤드의 경관은 신의 영역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잔디밭에 앉기도 하고 서기도 하며 사진을 찍고 강아지처럼 뛰어 다닌다. 신의 품에서 우리는 웃고 뛰며 기뻐할 일 외에 뭐가 더 있겠는가?
어느덧 저녁 무렵이 되어 런던으로 길을 잡는다. 오늘밤도 숙소에 갈려면 12시나 되어야 되겠다.
히드로 공항에 가서 렌터카를 반납하고 예약한 민박집으로 간다.
처음으로 지하철을 탄다. 공간도 좁고 흔들림도 심하다. 성질 급한 우리나라 사람들은 벌써 바꾸라고 난리를 쳤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대문이니 어쩌니 하면서..
그러나, 이 전철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었으나 사고가 가장 나지 않는 지하철 중의 하나라고 한다.
고장 나지 않는데 왜 바꾸느냐는 반문이란다. 영국의 지하철은 튜브, 또는 언더그라운드라고 한다. 지도가 잘 되어 있어 지하철을 타면 길 찾기가 아주 쉽다. 늦은 밤 민박집에 도착한다. 가장 저렴한 민박인데 한국인이 운영한다. 외국에 나와 있어서 그런지 종교적 유연성이 많으신 분이셔서 나의 종교관과도 맞는다. 한국 가면 교회적응 하시느라 곤란하겠는데요 했더니 한국에 가실 마음이 없으시댄다.
이슬람을 상대로 사역하는 것이 자신의 선교비젼이라고 한다.
시설은 많이 떨어지지만 모처럼 만나는 한국 음식과 한국말을 대하니 반갑고 편안하다.
여행지에서 생기는 각종 어려움(주차위반, 교통사고)을 도움을 얻어서 해결하고
인터넷도 할 수 있으니 소소한 단점들이 상쇄된다.
젊은이들이라면 배낭 여행자들끼리 정보를 모으는 장소로도 활용 될 수 있겠다.
55일동안이나 여행을 다니다가 이제 못 돌아가면 어쩌나하고
테러 걱정, 태풍 걱정을 하던 눈빛 똘망한 젊은이도 만났다.
미국 유학생인데 유럽 여행을 하다
여행지에서 사귄 친구들과 함께 다니다가 감기 들어서 고생하는 유학생도 만났다.
어학 연수 나온 친구는 몇 일 더 되었다고 여러가지 다양한 정보를 내어 놓기도 한다.
이런 여러가지 장점이 있으니 도미토리를 이용해 보는 것도 괜찮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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