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교사되기

시험감독 풍경

햇살수풀 2013. 12. 10. 16:25
시험기간
오늘 일학년 수학수행평가 감독
내가 수업하는 반이 아니라 객관적 관찰사실을 적는다.
37명 중 정확히 10명이 모든 문제에 모름이라고 적는다.
혹시 나중에 상담에 참고될까 싶어 이름을 적어 둔다.
그 중 한 명은 시험 시작 5분후에 미안하다는 기색도 없이 와서 덜그럭 거리면서 앉았는데 필기구 없다는 소리까지 당당하게 한다.
풀고 있는 아이 중 두 명이 시험답안용(검은색 볼펜) 펜이 없다고 한다.
화장실 가고 싶다는 녀석을 단도리시켰더니 다시 잔다.
교실이 침실인 지 드르렁거리며 코까지 곤다.
코고는 녀석 머리를 좀 돌려주고 다시 감독 및 아이들 관찰......
그 와중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열심히 풀고 있는 몇몇 기특하다.
학교 공동체에서 어찌 저 아이들이 이쁘게 보이지 않을 수 있으랴?
이쁜 아이들은 어디가도 이쁠텐데, 엎드린 저 동포들이 불쌍하구나.
종료 10분전 온 몸을 뒤틀며 화장실 가겠다는 표정으로 호소하는 아이는 진짜같아서 화장실 보내준다.
들어 오지 말라고 했다 화장실 가는 자유와 추운 곳에 있을 자유를 함께 선택하라고 했다.
종료 오분 전 아직도 못 푼 두어 명의 학생.
종이 울리고 답안지 회수..
그래도 목을 안쓰니 감독이 편하다.
인문계 교실의 적나라한 일상 중 일부..
사진 찍어서 학부모에게 보여 주고 싶다.
늘 생각하는 거지만
일반 인문계 학생 수 25명 이하여야 개별지도 가능하고
수업같은 수업 이루어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