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는 공부하는 학생이 많은 청소년들에게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지금은 공부하는 학생이 가장 약자요, 불쌍한 존재로 여겨진다.
학습 노동에 가장 시달리는 인문계 고등학생의 경우 아침 일찍부터 밤 늦은 시간까지 학교에서 생활한다. 좁은 공간에 많은 학생을 몰아 넣고 온 종일을 보내다 보니 닭장 안의 닭들이나 집단 사육되는 동물들처럼 서로를 물고 뜯는 행태들이 늘어 나고 가끔은 폭력문제까지 발생하고 있다. 아이들에게 공부하라고 다그치는 어른들에게 일주일 만이라도 학생 노릇을 해 보라고 하고 싶다. 이렇게 급변하는 세상에 학생생활 삼년이면 평생이 달라진다고 압박 할 것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은 모든 연령대에서 부러움의 대상이어야 마땅하다. 왜냐하면 사람은 공부하는 동물이고 죽을 때까지 학생이다.
놀며 쉬며, 돌아 다니는 것 모두가 공부다.
나는 지리선생이다. 지리선생이라고 하면 놀러 많이 가 봤겠네요. 해외여행은 몇 개국이나 가 보셨나요?
이런 질문을 한다. 아마도 지리과목이 답사를 많이 다녀서 그런 이미지들이 생겨난 것 같다.
어디든 새로운 장소에 가면 지리적 안목으로 그 지역에 대한 의미를 찾아 본다.
사람 표정을 주제로 사진을 찍는 사람은 사람 얼굴의 다양한 형태와 표정에서 그 사람의 영혼의 모습을 찾아 낼려고 하는 것처럼 지리를 공부하는 사람은 어떤 지역에서 드러나 있는 자연 경관, 인문 경관을 통해 그 지역이 가지는 독특한 상징적인 것들을 찾아 낼려고 노력한다.
오늘 이야기 하고자 하는 주제는 울산의 해안 지형에 대한 것이고 특히 주상절리에 대하여 자세하게 안내하고자 한다.
주상 절리는 바위가 기둥 모양으로 쪼개진 것을 말한다. 비교되는 것은 판상절리이다. 바위가 가로로 쪼개진 것들이다. 화강암이 심층 풍화를 받은 것들은 양파 모양으로 한겹한겹 벗겨지거나 가로 세로의 절리들의 통해서 풍화작용이 일어나 판상절리들이 특징이라면 주상 절리는 여타의 암석에서도 많이 나타나지만 현무암에서 잘 나타난다.
현무암은 용암이 지표로 흘러 나와 굳어 져 만들어진 것으로 차별 냉각에 의해 육각형 모양의 틈을 만들게 되고 이 틈 사이로 오랜 세월 풍화 작용을 하면서 침식되어 기둥모양으로 남은 모양이 주상 절리이다. 현무암이 풍화된 흙은 색깔이 거무스름하다. 현무암은 용암이 식을 때 용암 속에 포함되어 있던 공기가 빠져 나와 다공질 암석을 만든다. 제주도 중문의 대포동 지삿개 해안의 주상절리는 부서지는 파도와 함께 장엄한 바다 경관을 연출한다. 우리나라에 현무암은 제주도, 울릉도, 독도, 철원, 백두산 등지에 주로 나타난다.
울산에서 포항까지 해안을 따라서 군데군데 현무암질 암석이 분포하는데 울산 정자 주상절리군, 읍천 주상절리, 포항 주상 절리등이 있다.
강동 화암 주상 절리는 그 모양이 누워 있는 것이 특징적이다. 주상 절리가 장작더미 모양 차곡차고 쟁여져 있다. 주민들의 말을 들어 보면 바다 속에도 이런 류의 바위들이 쪽 깔려 있다고 한다. 바닷가의 바위들은 민간신앙에서 용왕에게 제사지내는 신성한 공간들이기도 하다.
정자의 바위들은 그 유명한 정자 돌미역이 생산 되는 곳이다. 그리고 이 바위들은(20개 정도) 세계 최초로 소유권이 인정된 바위이기도 하다. 아마도 수중 암초의 소유권이 인정된 사례 중 가장 오랜 된 게 아닐까 싶다. 그것은 우리민족의 중요한 식자재인 미역이 생산 되기 때문이다.
고려시대 박윤웅은 울산 경주 지역의 호족이었는데 개국 공신의 반열에 들어서 미역이 많이 생산 되는 바위 스므 개를 국가로 부터 하사 받았다. 주변 아무리 둘러 봐도 스무 개 정도의 바위가 안 보이니 아마도 이 주상 절리 일대의 바위들도 그것이 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 중 미역 바위는 곽암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윤웅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고 한다. 우가산 아랫동네가 미역이 많이 생산하는 구유동, 당사동이다.
정자에서 원자력 발전소가 있는 양남으로 올라가다 보면 읍천이라는 조용한 항구가 하나 나온다. 행정구역은 경주시이다.
요즘 이 일대는 파도소리길이라 하여 바다 풍광을 감상 할 수 있는 산책로를 만들었다.
정자 보다 더 멋진 기하학적인 조형미가 돋보이는 주상절리와 파식대 위에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를 감상 할 수 있는 것이 그 산책길의 백미이다. 이 주상 절리 역시 누워 있는 주상절리이다. 정자와 이 일대의 주상 절리들은 제주도 현무암 주상절리와는 구별되는데 현무암보다는 안산암이나 조면암질에 가까워서 기공도 적고 성분 알갱이들이 훨씬 더 치밀하게 보인다. 이 주상절리들은 신생대 제3기에 분출되어 지금은 휴화산 상태인 제주도와 백두산 일대의 화산활동과는 구별된다. 누워 있다는 것은 이 일대가 심한 지각 운동을 받았다는 증거가 된다. 포항 달전리 주상 절리는 세워져 있으며 연탄을 쟁여 놓은 것 처럼 각진 모습이 아니라 둥글게 되어 있어 신기하다. 울산 정자, 경주 읍천, 포항 달전리 주상 절리 모두 비슷한 시기에 만들어 졌다.
읍천 주상절리는 그동안 해안 군부대 초소 바로 밑에 숨어 있어서 존재가 드러나지 않고 있다가
최근에 충북대학교 지리교육과 학생들이 내셔널 트러스트 보존지 중의 하나로 추천하여 많이 알려졌다.
2006년 경에 처음 이 주상 절리를 처음 봤을 때 경이로움과 가슴 벅찼던 순간을 기억한다.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쉽게 접근 할 수 있도록 군부대와 경주시가 협조를 하여 가장 멋진 경관을 보여 주는 자리에 난간을 만들어 감상 할 수 있게 해 두었다. 이 주상절리는 꽃처럼 피어나 있고 화심에 해당하는 곳에는 육각형 절리들이 마치 꽃가루처럼 보여 빼어난 모습이 신의 조화를 느끼게 한다.
주상절리 모습도 장관이지만 이 일대는 파식대지형이다.
파식대란 파도의 에너지가 쏠리는 곶 부근에 주로 만들어 지는 평평한 땅을 말한다. 깊이가 얕아 파도가 원운동을 할 때 끌려서 쒜파를 만들어 낸다. 보기에는 좋지만 파도의 힘이 엄청나게 센 곳이다. 바람이 센 날 파도가 만들어 내는 물이랑들은 장관이다. 그러나 바다에 들어 가는 것은 자제 하는 게 좋다. 경험이 적은 사람은 바다에 들어 가면 굉장히 위험한 곳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바닥이 거의 바위인데다 파도의 마식작용으로 만들어진 곳이므로 금방 파도에 의해 뜯겨 나간(찰식) 곳도 있고 이렇게 만들어 지는 돌들도 원마도가 낮은 칼돌들이라 위험하고 미끄러워 넘어지면 크게 다치는 수가 있다. 또한 파식대는 굉장히 좁은 지형이라 바로 깊은 바다로 수직절벽 상태로 떨어지기 때문에 너울이 올 때 인명 사고가 많이 나는 곳도 이런 곳이다. 바람이 심한 날은 바다에 들어 가는 것은 극도로 삼가해야 하는 장소이고 바위들이 많아 다치기도 많이 하는 아주 위험한 곳이다. 배나 보트도 곧잘 찢어 질 수 있어서 안전을 장담 할 수 없는 위험한 장소이기도 하다. 119가 와도 속수무책이다.
울산에는 이런 곶(반도의 끝) 이 많이 있다. 간절곶, 방어진 등대가 있는 슬도, 울기등대 앞의 대왕암 앞바다, 주전해안 등이 이런 파식대가 잘 나타나는 지형들이다. 이런 지형 주변에는 해식절벽, 시스텍, 시아치, 해식 동굴등 다양한 해안 침식 지형을 관찰 할 수 있으며 경관이 뛰어나 거의 대부분이 유명한 관광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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