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들

평교사의 나달나달한 수첩은 보물창고다

햇살수풀 2012. 8. 31. 04:47

2004-2006년에 함께 근무했던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작은 학교라 다양한 선생님이지만 함께 할 수 있었던 학교입니다.

 그 때 옆 자리 선생님이신데 이번 학기에 정년퇴임을 하셨습니다.

책을 내시고  전자책도 판권을 계약했다고 합니다.

 많이 팔렸으면 좋겠습니다. 책제목은 신명심보감입니다.

 명심보감 구절을 현대판으로 해석한 것입니다.

선생님은 그 책으로 늘 학생들에게 인성교육을 하셨습니다.

 예를 들면 학생들을 벌을 줄 일이 있으면 외우게 하는 것입니다.

이십분도 집중 못하는 그 학교 학생들이(90%) 명심보감을 줄줄 외다니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사람의 인연이란 재미있어서 지금 옆자리 선생님의 옆 자리 선생님이었다는 겁니다.
옆자리였을 때 어느날 선생님께서 모서리가 나달나달하게 닳은 수첩을 하나 보여 주셨습니다.

그 수첩에는 선생님께서 아이들에게 훈화자료로 모은 경구, 격언, 잠언들이 적혀 있었습니다.

담임할 때 훈화로 쓰면 좋을 자료들이었죠.

저는 일상에 치여 자료가 있어도 여기저기 흩어져 있어 찾다가 볼 일 다 보면서 허덕허덕 할 때입니다.

 선생님의 자료는 진짜로 유용한 자료였죠.

그 선생님은 연세가 좀 있으셔서 담임은 하지 않을 때입니다.

나달나달한 노교사의 수첩에 적힌 자료들이 흉내내기에 바쁜 저에게 얼마만한 도움이 되었는 지 모릅니다. 이거 전자문서로 만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전자문서로 만들어 드렸습니다. 
그 후 몇 년이 지나서 제이름까지 얹어서 책으로 냈다고 책도 일부러 가져다 주셨습니다.

이제 은퇴하시니 하시고 싶으신 한문서당 훈장님으로 멋진 인생을 다시 시작하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교사집단은 모두 전문가입니다.

서로 소통하고 교류 할 시간이 있어야 합니다.

지금 학교에는 그럴 여유가 없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알아 볼 수가 없습니다. 서로 알 지도 못하는 중에 평가한다고 불신이 먼저 쌓입니다.

노교사의 나달나달한 수첩이 젊은 교사에게 삶의 지침이 되는 교단을 꿈 꿔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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