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들

개교기념일

햇살수풀 2011. 4. 4. 11:13

학교에서 삼 월은 무척 바쁘다.

일년 계획이 거의 삼 월에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교사들은 삼 월을 농민들의 봄과 같다고 한다.

때를 맞추어 씨를 뿌리지 않으면 거둘 게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학교에서도

삼월에 모든 중요한 일들이 다 이루어진다.

 

담임은 다시 여학생반이다.

특히 우리학교는 여학생은 35명이고 남학생은 45명이라 여학생반이 많이 수월하다.

남학생 반을 맡으려고 했는데 집중이수제인 지 뭔지 하는 것 때문에

여학생반을 맡게 되었다. 나에게는 무척 다행인 셈이다.

집중이수제는 한 학기에 8과목을 넘으면 안되는 이번 2009 개정 교육과정에 의해 도입된 것이다.

내가 가르치는 지리(사회속에 포함)과목은 여학생반만 배운다. 남학생반은 한국사를 배운다.

다음 학기에는 교대한다. 한 과목의  책을 가지고 일년 배우는 거나, 한 학기에 다 배우는 거나

내용면에서 별 차이가 없다고 보는데

이번 학년 아이들이 또 시험대상이다.

내신 내는 기준도 달라져서 같은 학교에 다녀도

남여 학생이 함께 배우는 과목은 내신산출기준이 동일하나

함께 배우지 않는 과목은 내신산정기준인원인 모집단 자체가 다르다.

전국의 학교가 교육과정이 다 다를텐데 이렇게 해 두고는 또 똑같은 과목, 똑 같은 진도를 맞추어

절대평가를 치고 비교를 하고 쓸 데 없는 소모성 짓거리들을 할 것이다. 

안그래도 아이들이 그러면 모의고사는 어떻게 해요하고 물어 온다.

 나도 모르겠다, 아는 것은 답을 쓰고 모르는 것은 문제만 읽어야지 어떻게 하겠니?

올해는 또 그 전국단위 시험을  칠까? 자율을 주면 과연 전국의 몇 학교나 그 자율을 받아 들일까?

자율적으로 시수를 증배해도 된다고 하면 국영수만 증배한다.

 

 

우리반 아이들은 모두 이쁘다.

삼월 한달동안 모두 좀 더 잘 하려고 하는 행동들이 눈에 보인다.

상기된 표정으로 또렷또렷한 눈망울

여고생은 얼마나 이쁜가?

몽실이 머리처럼 한 아이들을 칭찬했더니 몽실이들도 많이 생겼다.

공부를 좀 하는 아이들은 야자하고도 학원을 다닌다.

심야학습실에서 학습하는 아이도 넷이나 되고

거의 대부분 아이들이 학원을 다닌다.

체력이 되는 아이들은 낮에도 졸지 않지만

나처럼 체력이 되지 않는 아이들은 졸기도 한다.

아니 일주일 내내 학원 다니는 아이들이 졸고 있다.

이런 모습을 부모님들이 보셔야 할텐데...

결국은 공부도 근기(지력, 집중력, 의지, 욕구등)와  체력인것 같다.

졸지 않는 학교를 만들려면 방법은 한 가지

열 두 이후에 청소년들을 거리에 다니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학교에서는 자유롭게 복습을 할 수 있게 해 주되(심야독서실이나, 교실 몇 개만 개방)

전체적으로 치는 시간은 6시 30분 정도,

저녁 밥은 먹던 지 집에 가서 먹던 지 선택하도록 해 주고

학교에서 보충 심화 학습을 필요한 학생들에게 제공하게 해 주고

사교육을 원하면 사교육 기관에, 학교에서 복습을 원하면 복습시간을 확보하게 해 주면 된다.

단지 사교육 기관은 11시이후에는 문을 닫도록 철저하게 감시하면 된다.

아주 간단한 일인데 이게 잘 안된다.

 

아직 일대일 상담을 다 끝내지 못했다.

아이들에게 늘 강조하는 것은 다섯가지

 

1. 건강관리

2. 시간관리

3. 경제관념(시간절약, 학습전략, 가정경제환경)

4. 교우관계(사회성 키우기)

5. 자아성찰(종교,영성훈련, 마음찾기등등) 

 

구성원 수가 작기는 하지만 모든 아이들의 개성이 다 다르기 때문에 강조점은 각각에게 다 다르게 적용된다.

사실은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도 이 다섯가지인데 잘 안된다.

특히 나에게는 시간관리 측면이 제일 문제가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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