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학교는 보충수업을 선택형으로 구성한다.
삼학년이지만 전학기 동안은 사탐과목은 거의 안하고
사문이 40여명, 한국지리 20명 정도, 윤리20명 정도 선택하고
나머지는 다 언,수,영이다.
나는 사탐 중 한국지리를 담당한다.
20명 아이들 중 1등급을 목표로 하는 아이들과
영 안되는 아이들이 함께 구성되어 있다.
수업을 진행하는 것이 대략 난감하다.
그러나 20명 밖에 안 되는 아이를 두고 불평 할 수는 없다.
모두 최소한 4등급은 받아야 한다는 것이 나의 욕심이다.
예찬이와 윤정이는 내가 담임을 했던 반 아이들이고
민성이와 봉주, 희선이는 높은 점수를 기대하는 아이들이다.
가끔씩 질문하는 예찬이 석호가 뭐예요?
오늘은 카르스트 지형의 돌리네를 설명하는데 돌리네가 뭐예요?
지난 시간에는 칼데라가 뭐예요?
후빙기 해수면 변동, 그건 또 뭐예요?
대략 난감이다. 일주일에 3시간씩 다 배운 내용인데
함께 듣는 아이들조차도 대략 난감해 한다.
내가 가르쳤다면 이 녀석들 공부 시간에 맨날 잠만 자더니라고 호통이라도 칠 터인데
이 녀석들은 자기가 모르면 늘 안 배웠다라고 우긴다.(대한민국 학생들의 공통점이다)
수업 마치고 개별 상담을 하는데
경태라는 아이가 또 말한다.
선생님 아까 예찬이 질문한 거 저도 몰라요. 어떻게 하면 좋아요? 인강 들을까요?
갑자기 바빠진 이 녀석들.
나도 어쩌면 좋지?
일학년 교재를 주고 기본 학습서를 가지고 개별 복습을 시키는 수 밖에 없겠다.
스므명도 안 되는 환상적인 숫자의 아이들을 데리고
수업효과를 올리지 못한다면 말이 아니다라고 생각한다.
스물 네시간 중 벌써 두시간이 지나가 버렸다.
'행복한 교사되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독도의용수비대 2대대장 손자 서정기 (0) | 2010.03.27 |
---|---|
[스크랩] ‘분필 교사’ 사라지고 ‘클릭 교사’만 넘쳐나는 교실 (0) | 2010.03.01 |
절대평가와 관리는 꼭 필요하다 (0) | 2009.02.22 |
이 땅의 스승들이여, 들으시오!(도올) (0) | 2008.11.03 |
선생님 이거 복사 좀 해 주세요. (0) | 2008.05.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