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수업자료

파이넥스 공법

햇살수풀 2007. 6. 7. 16:16
 

'꿈의 제철기술' 파이넥스 공법이 궁금하다

 

파이넥스 공법

 

1990년대 우리 사회는 한보사태로 한바탕 난리를 치렀다. 그 당시 한보사태의 주요 키워드 중 하나가 ‘코렉스(COREX) 공법’이었다. 한보측은 막대한 은행 대출을 바탕으로 당시 세계 최첨단 기술이라는 코렉스 제철설비를 충남 당진 공장에 건설했다. 오스트리아 알핀스사(社)가 1987년 개발에 성공한 코렉스 공법은 기존 고로(高爐) 제철법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개발됐다.

 

 

14세기에 나와 700년 이상 사용되고 있는 고로 제철법은 원료 철광석과 유연탄을 미리 섭씨 1300도의 고온에서 한 번 쪄서 단단한 덩어리로 만든 뒤 용광로에 넣어야 한다. 용광로에서 쇳물을 녹일 때는 아래쪽에서 섭씨 1000도 가량의 열풍을 불어넣는데, 철광석과 유연탄을 단단한 덩어리 형태로 쌓아서 중간중간에 틈을 만들어 줘야 공기가 통한다는 것이다. 가루 형태의 철광석과 유연탄은 열풍의 상승을 차단해 버린다.

하지만 이 사전 처리 과정에는 적잖은 비용이 들고,
황산화물과 질소산화물 등 오염 물질도 많이 배출된다. 철강업이 대표적인 공해산업으로 분류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코렉스 공법은 사전 처리 과정을 생략하고 자연 상태의 철광석과 석탄을 그대로 사용하자는 데 착안한 기술. 자연 상태의 철광석 중 괴광(塊鑛·덩어리 철광석)과 괴탄(塊炭)을 이용하면 미리 덩어리로 만드는 과정을 생략해도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운반과정에서 괴광과 괴탄의 60~70%가 손상돼 가루가 돼 버리는 문제점을 극복하지 못했다.

포스코가 지난달 30일 상용화에 성공해 본격 가동에 들어간 연산 150만? 규모의 파이넥스(FINEX) 설비는 코렉스 공법을 진일보시킨 차세대 제철 기술이다. 파이넥스는 가루 철광석과 가루탄을 상온에서 점액질 등을 이용해 덩어리 형태로 가공하는 방법으로 코렉스 공법의 문제점을 돌파했다. 포항제철소의 현장 기술자들이, 세계 유수의 철강사들이 1980년대부터 30년 동안 해결하지 못한 기술적 난관을 넘어서며 세계 철강사에 한 획을 그은 것이다.

◆가루 철광석·일반탄 이용으로 원가 크게 줄여=포스코가 오스트리아 VAI사와 공동 개발한 파이넥스 공법은 가격이 저렴한 가루 철광석과 일반탄을 이용한다. 이 때문에 고로 제철법에 비해 투자비는 20%, 제조원가는 15% 가량 낮출 수 있다. 환경오염 물질 배출량도 20분의 1 이하로 줄어든다.

파이넥스 공법은 먼저 가루 철광석을 4개의 유동로를 거치며 단계적으로 미리 환원(철광석에서 산소를 제거)시킨다. 자연상태의 철광석에는 산화철이 다량 함유돼 있다. 유동로의 원리는 석탄을 태워 나온
일산화탄소 바람으로 가루 철광석을 날리며 이 산소를 제거하는 것. 도리깨질로 이삭을 떨어서 쌀겨(산소)는 벗겨내고 낟알(철)만 거두는 것을 연상하면 된다. 이렇게 환원시킨 철광석은 HCI라는 롤러 장비를 이용해 지름 15㎜ 가량의 둥근 철광석 구슬로 만든다.

일반탄은 상온에서 지름 40㎜ 가량의 조개탄 형태로 만든다. 고로 제철법처럼 섭씨 1300도로 굽지 않고도 덩어리를 만드는 이 과정이 파이넥스의 핵심 기술. 실생활에 쓰이는 조개탄은 섭씨 1000도에서 부서져 버린다. 하지만 파이넥스에서 사용되는 조개탄은 2000도 이상을 견뎌낸다. 여기에는 공개할 수 없는 특수 점액물질이 사용된다고 포스코는 밝혔다.

둥근 구슬 형태로 만든 철광석과 조개탄으로 성형(成形)한 일반탄을 용융로에 넣고 산소를 불어넣으며 끓이면 쇳물이 만들어진다.

◆역발상과 끈기의 산물=파이넥스 기술의 개발은 1990년 당시
박태준(朴泰俊) 회장의 지시로 시작됐다. 이후근 고로기술계장(현 파이넥스연구개발추진반장) 등 5명의 현장 조업기술자로 전담반을 구성한 것이 시작이었다.

전담반은 연구소와 엔지니어링팀의 지원을 받으며 지난 17년간 파이넥스 기술 개발의 핵심 역할을 담당해왔다. 1995년에는 연산 60만? 규모의 코렉스 설비를 포항제철소 안에 도입, 조업 경험을 축적했다. 2002년에는 기술의 기본 골격이 완성됐고, 2003년 5월에는 연산 60만? 규모의 데모 플랜트(시험 설비)를 완공했다.

하지만 이때부터 난관이 닥쳐왔다. 실험실에서는 잘 되던 기술이 시험 설비에서는 어긋나기 시작한 것이다. 당장 용융로 안에서 빠져나오는 일산화탄소 가스의 온도가 예상보다 훨씬 높아 6개월에 걸쳐 배관 설비를 대폭 교체했다.

2004년은 추진반에 절망적인 한 해였다. 환원된 철광석을 구슬 형태의 성형철로 찍어내는 HCI 롤러 장비가 계속 깨지는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추진반은 롤러에 사용되는 쇠의 강도를 계속 높였지만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사내 일각에서는 “이제 파이넥스는 접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왔다고 한다.

이때 현장에서 반대로 쇠의 강도를 대폭 낮춰 보자는 제안이 나왔다. 현장의 감(感)에서 나온 ‘역발상의 제안’이었다. 이후근 추진반장은 “쇠의 강도를 낮추자 거짓말처럼 롤러가 더 이상 깨지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대용량화 문제 등 남은 숙제=파이넥스 공법은 값싼 저품위 철광석과 저렴한 일반탄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다. 또 고로에 치명적인 불순물(
산화알루미늄·아연)을 다량 함유한 인도·베트남산 철광석도 그대로 쓸 수 있다. 이구택(李龜澤) 회장은 준공식에서 “세계 철강업계의 치열한 생존경쟁 상황에서 파이넥스가 포스코의 경쟁력을 크게 높여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남은 과제도 적잖다. 쇳물 안에 실리콘 함유량이 많아 이를 낮춰야 하고, 92% 선인 가동률도 100%로 끌어올려야 한다. 또 연산 500만? 규모로 대형화하고 있는 고로와 경쟁하려면 1기당 생산 규모도 300만? 수준은 돼야 한다. 포스코가 내구 연한이 다 된 포항 1·2고로의 대체 설비를 고로로 할지, 파이넥스로 갈지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유식 기자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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