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우물은 네 가구가 나눠 먹는 물이다. 맨처음 새벽에 물을 긷기 위해 아낙네들은 경쟁을 한다. 시멘트로 사각의 벽을 두른 것이 1971년 새마을 운동이라고 적혀 있다. 내 나이 다섯살 때인데 나는 이 우물이 검은 나무테두리였던 때가 생각난다. 우물속에는 고사리종류의 풀이 자라고 있었고 나무테두리사이로 아기 하나는 빠질 정도의 간격이었던 것이 기억 나는데 시멘트벽에 1971년이라고 적혀 있으니 그 이전 기억임에는 틀림없다. 정월 대보름에는 두레박에 쌀을 담고 그 속에 촛불을 세워 밤새도록 타게 두었다. 그것이 무슨 의미인 줄은 모르나 조상대대로 내려오는 우리집만의 풍속으로 용을 숭배하는 의식이라고 하였다. 조상과 자손에 대한 기원이라고 하였으며 어머니도 아버지도 근엄한 표정으로 불을 켜서 담그어 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