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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 가꾸기

햇살수풀 2005. 6. 9. 20:34

올해 밭에 심은 것을 헤아려 보니

무려 열 일곱가지나 된다.

지금 추수하는 것은 열무이다.

어찌나 맵고 짠지 무우새끼라고 무우맛은 다 가지고 있다.

고추도 익었고 토마토는 올해는 많이 열리겠다.

집에서 산나물과 돌나물도 가져다 심어 두었다.

그러고 나니 밭에 자꾸 애착이 간다.

과일나무도 심고 싶고

꽃나무도 심고 싶지만 그것은 내 밭이 아니라서 참는다.

 

우리학교에서 배드민턴을 배운다.

초등학교에 가서 체육선생님에게

지도를 받는다.

가벼운 운동이라 몸에 아주 좋다.

운동을 마치고 집에 오면 일곱시 쯤 되는데

밥을 간단히 먹고 둘이서 산책을 나간다.

 

밭까지 걸어 가면 약 일킬로 정도 된다.

물조리개에 물을 담아서 물을 준다.

조금 있으면 상치를 먹을 수 있겠다.

가족들이 가까이 살고 있으면 조금씩

나눠 먹을 수 있을 텐데

아쉽다.

 

어제는 둘이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도랑에 물을 떠서 들고 오는데

어두컴컴한 길(아스팔트)에 뱀이 구불구불 기어간다.

인수씨는 그런 뱀을 처음 봐서인지 겁도 없이

쉬익쉬익 하면서 앞까지 가 본다.

나는 시골사람이라 돌멩이 부터 잡게 되겠지만

새끼 뱀이고 그 먼 길을 개구리 소리 듣고

내려 왔으니 불쌍해서 가만히 살펴 보았다.

아스팔트의 마찰력 때문에 바로 가지 못하고

 사선으로 구불구불 기어서 산으로 간다.

턱이 있어서 넘어 갈 수 있었을 지 의문이다.

 

요즈음 학교의 아이들은 늘 그렇다.

문제를 알면 알수록 교사로서 부족한 내 능력이 실감되고

나의 범위를 넘어서는 사회문제, 가정 문제가 한계이다.

우리반 아이가 자해를 한다.

조그만 큰소리도 참지 못하고 무서워 하고

아이들의 약간 언짢은 소리도 못 참는다.

어릴 때 부터 왕따를 심하게 겪어서 대인관계도 원만하지 못하고

심리적 방어기제는 초등 저학년 아이수준이다.

자꾸 자신을 해하려고 하니 따라 다닐수도 없고 고민이다.

남교야 이런 아이는 어떻게 대하여야 하는 지 한 수 가르쳐 줘.

 

나는 그저 교사의 능력이 부족할 때는 감싸 안는 것만이 수라고 생각한다.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사랑해 주는 것외에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렇지만 내가 그런 힘을 가질 수 있는 것은

나도 사랑이 가득차야 하지 않겠어요.

가족들이 부족한 사랑과 관심을 채워서

이웃과 제자들에게 넘쳐나도록 해 주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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