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토사랑 독도캠프에 지도교사 자격으로 다녀 왔다.
아이들을 데리러 울산터미널에 먼저 도착했다.
고등학생인데도 이박삼일 집을 떠나는 아들이 걱정되는 지
일학년 승우아빠는 대합실까지 따라 오셔서
여러 가지 말씀을 나누신다.
아이들은 어떻게 신기하게도 부모님이랑 외양이 그렇게 닮는 지 늘 신기한 느낌이다.
조금 있으니 진구랑 지민이가 도착하였다.
표를 끊고 차를 기다린다.
고등학생은 울산에서 부산까지 2800원 어른은 3500이다.
학생차비가 1/2이 아니란 사실도 모르는 물정에 어두운 선생이다.
부산가는 버스를 타고 노포동에 내려 지하철을 탄다.
50분 정도 걸린다.
진구는 머리 때문에 걱정이다.
선생님요 제 머리 너무 길지 않아요.
시간 있으면 좀 자르고 갈래요?
왜? 예쁜데..
그래도요. 전국 각지에 있는 아이들이 다 올텐데 우리학교 아이들만 머리가 길면 웃기잖아요.
카메라에 찍히면 어떻게 해요?
에이 그러면요 그냥 이렇게 말할래요.
우리학교는 아마도 전국에서 학생을 가장 많이 배려하는 학교라고 할께요.
너 진짜 그렇게 생각하니?
그럼요. 아마도 머리만 해도 우리학교만큼 기를 수 있는 인문계 고등학교는 없을 걸요?
아이들이 저 정도로 절제할 능력만 있으면 되겠다 싶다.
시간 나면 자를 곳이 있는 지 알아 보자.
그런데 별로 시간이 없을 걸..
잡담을 나누고 있는 사이에 연산동쯤인가에서
수화를 나누는 분들이 여럿 탔다.
잡담을 나누는 모습이 얼마나 재미있어 보이는 지 참여하고 싶다.
소리없는 아우성이라고 할 정도이다.
어쪄면 우리는 인간이 적응 능력을 가끔씩 무시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나님은 모든 형상을 축복하며 만족해 하셨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들의 쓸데 없는 연민의식은 서로에게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
진정으로 그들에게 동정을 느낀다면 그들과의 소통방식을 찾는 게 우선 순위이다.
중앙동에 내려서 택시를 타고 해양대 입구에 내려
멀미약과 비상약을 챙기고 점심으로 뼈다귀 해장국을 먹었다.
아이들이 이박삼일 간의 일정이라 배멀미를 안해야 될텐데 염려스런 마음이다.
조금 쉬고 해양대까지 다시 택시를 타고 들어 갔다.
아마도 우리가 일찍 도착한 듯 싶다.
우리 일행일 듯한 교복 입은 학생들이 여럿 보이고
눈인사만 나눈 인천선생님도 보인다.
타고 갈 배인 한바다호 주변을 어슬렁 거리는 사이
그럭저럭 서울, 대전, 대구등 전국 각지의 선생님과 학생들이 속속 도착하였다.
출항행사를 준비하기 위해 배에 올라 옷과 모자와 태극기를 가지고
행사장으로 가서 기념식을 하고 사진도 찍었다.
동북아 역사재단, 해양대학교, 환동해포럼,
그리고 전국지리교사연합회가 주관하는 행사라
언론사 기자들과 유관 기관 기자들이 여럿이서 플래시가 터지니 아이들이 잠시 긴장한다.
해양대 실습선이라 선실이 대학생 기숙사처럼 편안하고 안락하게 구성되어 있었다.
아이들이 특강을 듣는 사이 선생님들은 행사준비 회이를 하였다.
이런 큰 행사를 준비하려면 정말 말도 못하게 수고하는 손길들이 있을 것이다.
아이들은 숙소배정을 받고 숙소별로(4명이 한 방) 방장을 뽑고
방마다 독도에 대한 선언문을 만들기로 하였다.
대상은 일본사람, 우리나라 국민, 북한사람, 전국 고등학생등 자유롭게 정하기로 하고
전지에 선언문을 적어서 방문앞에 붙이는 것이다.
아이들 생각이 얼마나 기발하고 창의적인 지,
성적만 강조 할 것이 아니라 이런 기회도 자주 주는 게 좋겠다 싶다.
선상에서 늦은 만찬을 하고 나서는 또 다른 행사가 진행된다.
독도 모형 만들기, 독도 개사곡이나 창작곡을 만드는 행사이다.
두 시간이 제한 시간이다.
우리 학교는 사실 학교에서 특별활동 시간동안 모형도 제작을 여러 시간에 걸쳐 하였다.
우드락을 사용해서 두께가 좀 과장되고 부피가 커서 이번에 들고 오지 못하였다.
두 시간의 제한시간 동안 도저히 만들지 못할 것 같기에
개사곡이나 참여해야지 하고 모형 만들기는 신청하지 않았다.
특히 경북 외국어 고등학교에서 만든 지형 모형도는 실제 지형과 거의 같고
동도 중앙의 분화구까지 자세하게 나타나 만든 사람들이 수고로움을 짐작 할 수 있다.
아이들이 개사곡을 만드는데 인터넷도 안 되고 하여 자신들이 아는 가사와 노래를 개사하느라 수고하였다. 교사인 나는 전체 아이들을 둘러 보는 일 밖에는 아무런 도움이 안 되었다.
아이들은 카메라가 왔다갔다 하고 취재기자들이 여럿 왔다갔다 하니 사뭇 상기되는 모습이고 열심히 참가하여 달리 지도할 필요가 없다.
우리학교 아이들은 이효리의 노래에 개사를 하고 셋이서 발표하기로 하고 하루를 마무리하였다.
나중에 들어 보니 아이들은 밤 늦도록 자지 않고 연습하였다 한다.
새벽 4시가 좀 지나서 독도에 가까이 왔다.
어둠 속에 섬이 나타났으나 칠흙같은 밤이라 카메라에 잡히지 않는다.
드뎌 가까이 다가가서 본 독도. 동도, 서도섬도 예쁘지만 사이사이에 흩어져 있는 섬들이 모두 예쁘다.여백의 미라고 해야 하나 막막한 바다와 가없는 하늘 그리고 한 점 섬.
저 섬은 세계사를 열어 가는 섬이다.
아직도 청산되지 못한 제국주의 시대, 그리고 냉전시대의 마지막을 정리할 수 있는 유일한 섬이다.
제국들은 아직도 제 이름을 돌려 주지 않고
리앙쿠르니, 다케시마니 하며 제 이름자를 돌려 주지 않고
있으며 아직도 더러운 제국주의 욕망을 드러내고 있다.
미국이 독도라 하지 않고 리앙쿠르임을 고집하고
일본이 다케시마라 하여 저 섬을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고 있는 한
제국주의 시대는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조그만 바위섬이지만 그 상징적 무게는 한반도 전체와 한민족 전체역사의 무게와 조금도 다르지 않다.
한다다호가 너무 커서 그리고 독도 주변 바다는 깊은 동해 바다위의 한 족각 돛대 같은 섬이어서 접근을 못하였다. 작은 배들만 접안할 수 있어서 우리는 두 바퀴만 선회하고 올 수 밖에 없었다.
다음에는 꼭 작은 배를 타고 오르는 기쁨을 맛 봐야 겠다.
선상에서는 아이들이 개사곡을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런 활기차고 기백있는 아이들이 우리들의 미래라면 걱정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에게는 어른들의 심각한 주제도 심각하지 않다.
일상이고 가벼움이다. 재미이고 유쾌한 웃음이다.
아이들에게 밝고 활기차고 행복한 미래를 물려주고 싶다.
촛불시위 때 본 것처럼, 그리고 이번 행사를 통해 본 것처럼
아이들에게 미래가 있다.
여기에 참가한 아이들이 앞으로 어떤 일을 해 낼 지는 우리는 아무도 모른다.
그림도 그리고 시도 쓰고 사진도 찍으면서
독도를 보고 아침을 먹고 약간의 휴식을 취하고 있으니 벌써 울릉도라고 한다.
울릉도에 내려 밥을 먹는다. 홍합 따개비 밥인데 맛있고 울릉도에서 먹는 별미다.
명이나물(산마늘), 삼나물, 미역취, 부지깽이 나물 등으로 구성된 묵나물도 별미다.
차를 타고 태하마을까지 간다.
옛날 울릉도를 순칠하러 왔던 관리들이 증거물로 가져 가야 할 것이 몇 개 있는데 황토, 향나무등이 그것이다.
황토는 과연 울릉도에만 있는 것이라 할 정도로 색깔이 붉고 화산 쇄설물로 이루어져 있다.
그 위에는 용암층으로 되어 있어 모두 어떻게 만들어 졌을까 궁금해한다.
바다물이 수시로 들락거려서 산화도 되었을 것이다.
이것만 봐도 울릉도도 여러 번에 걸친 화산활동으로 이루어 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나리분지에 내려서 투막집과 우데기를 기념 사진으로 찍는다.
전번 에 왔을 때는 투막집은 없고 우데기만 있었는데 지금은 투막집(역시 우데기 시설은 있음)이 있다. 두 집 모두 관리가 잘 안되고 있어서 안타까운 마음이다. 지금이라도 깔끔하게 손질하였으면 좋겠다.
부엌 바닥은 물이 찼는 지 물에 잠겼던 흔적이 역력하고 아궁이는 무너지기 직전이었다.
내 개인 생각에는 우리나라 초가집이 참 생태적인 집이라고 여긴다.
한 사람이 만들고 그 사람과 식솔들의 사랑을 받다가 그 사람이 죽으면 집도 같이 소멸해 간다.
아무 것도 남기지 않고 모두 사라져 간다. 흔적도 없다.
사랑받지 못하는 집은 병든 사람의 모습과 같다.
병든 사람에게 내일이 없다.
우리가 나리 분지에 가는 이유는 교과서에 실리는 그 사진 속의 우데기를 보러 가는 것이다.
울릉도 개척의 산 역사적 증인, 말없이 울릉도는 이러이러한 곳이라는 것을 웅변하는 시설,
나리분지의 생명은 우데기와 투막집이 아닐까?
울릉도의 생명력이라고 할 수 있다.
알봉, 성인봉 같은 자연은 그 자체로 장엄하고 그자체로 볼 거리이지만 하잘것 없는 시설처럼 보이는 우데기 집이라 할 지라도 거처 할만한 곳으로 만들어 주면 좋겠다.
마을 입구의 안내문은 왜 그리 높게 만들어 두었는 지 우리나라 건물이라기 보다는 왜색풍에 더 가까운 것처럼 느껴지고 나리분지 입구에 들어 오는 홍살문은 왜 그리 일본 신사 입구처럼 느껴지는 지...
내가 느끼는 개인적인 것인가, 일본 건물과 우리나라 건축물의 차이를 좀 연구해 봐야 겠다.
배를 타고 다시 부산으로 온다.
밥을 먹고 잠시 쉬고
아이들의 노래자랑과 장기자랑이 이어졌다.
선생님들도 즐거운 시간을 함께 보낸다.
날이 새니 벌써 부산이다.
광안대교, 태종대, 오륙도가 멀리 보인다.
멀리서 보니 부산도 참 아름다운 항구이다.
선상에서 시상식을 하고 마무리 행사를 마치고 배에서 내렸다.
멀리가는 버스를 잠시 얻어 타고 중앙동에 내려서 다시 지하철을 탄다. 광주 여수가시는 선생님들과 작별을 하고 우리는 이른 점심을 먹으면서 마무리를 한다. 상을 못 받은 것을 조금 아쉬워 한다. 진구는 네 번씩이나 인텨뷰를 했다는데 저 텔레비젼에 나올까요 하면서 궁금해 한다. 원래 많이 찍어도 거의 편집되거든 그래도 우리들이 어떻게 나오는 지 꼭 텔레비젼 챙겨 보자. 어쪄구저쪄구...
울산 가는 버스를 타고 나는 중간에 먼저 내렸다. 우리집이 부산쪽에서는 제일 가까우니까.
조금 피곤 할 걸.. 집에 도착하니 한 시 조금 넘었다.
무슨 행사 마치고 이렇게 대낮에 들어 가는 것은 또 처음이네.
휴일이라 남편이 아기를 보기로 했는데 아기도 없고 남편도 없다.
어라, 또 숨바꼭질 놀이인가 여기저기 둘러 봐도 없네. 아기가 금방 놀았는 지 놀이개는 흩어져 있는데..
어디 갔을까?
남편에게 전화를 했더니 지금 회사란다.
갑자기 비상이라 아가를 어린이집에 맡기고 비상근무중이라.
아이구 십년 감수했네.
잘 되었다. 집 정리 좀 하고 여행 마무리하고 있을께. 빨리 와.
다시 이틀 간 팽개쳐 두었던 주부 역할로 정상 복귀한다.
엥 벌써 방학도 다 가 버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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