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철단지 상당수 공장 침수피해 고의유출 가능성 진상조사 요구
온산공단 이진리 해안 일대가 방파제와 석축이 모두 짙은
오렌지색으로 변하는 등 황산에 의해 크게 오염된 것으로 나타나 지난 태풍 ‘나비’ 때 온산공단에서 다량의 황산이 유출됐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11일 울주군 온산읍 이진리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 6일 태풍 ‘나비’가 지나고 난 뒤 마을 앞 바다 방파제와 인근 송원칼라 방파제
석축 수 백 미터가 모두 짙은 오렌지색으로 변하는 등 이 일대 해안이 크게 오염됐다. 이진리 마을 주민들은 “태풍 때 파도를 덮어 쓴
방파제와 석축이 모두 오렌지색으로 변했고 파도가 넘은 방파제 안쪽 도로도 마찬가지”라며 “온산 앞바다가 화학물질로 오염된 경우가 많았지만 이렇게
오렌지색으로 붉게 변하는 것은 처음 봤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온산공단 비철단지에서 주로 다루는 황산이 지난 태풍 때 유출되면서 이 같은
현상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고 바다 속도 크게 오염됐을 것이라며 관계 당국의 진상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온산환경보전협의회 관계자는
“태풍으로 많은 비가 내렸을 때 공단 배수구를 통해 바다로 유출된 황산이 거센 파도 때문에 먼 바다로 흘러가지 못하고 다시 해안가 석축을
덮치면서 산화 현상이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하지만 고의에 의한 유출인지 침수 피해로 인한 것인지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온산공단은 태풍 ‘나비’ 때 상당수 기업체가 침수 피해를 입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황산이 유출된 곳으로 추정되는 S업체 쪽
배수구는 주변 석축뿐만 아니라 바다 속 바위까지 붉게 물들어 있어 다량의 황산이 유출됐다는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 배수구로 위쪽으로는
이 업체 외에도 비철금속업체인 L, K사 등 황산을 취급하는 기업체들이 대거 들어서 있으며, 특히 일부 공장에는 상당량의 황산부산물인 일수염과
취수염이 야적돼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수상 기자
<속보>온산공단 해안에 다량의 황산이 유출됐다는 보도와 관련해 울산시와 검찰, 해경이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울산시는 12일 울주군 온산읍 이진리 등 온산공단 해안에 조사반을 투입, 이 일대 방파제와 석축들이 오렌지색으로 변한 원인조사에
나섰으며 시료를 채취해 울산환경보건연구원에 분석을 의뢰했다. 또 울산지방검찰청과 울산해경도 인근 기업체 관계자를 대상으로 오염 원인에 대해
조사를 벌였다. 이날 조사에서는 석축의 오염이 황산에 의한 것이라는 주민들의 주장과 달리 안료에 의한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돼 안료를
생산하는 인근 S사에 대한 조사도 이뤄졌다. 하지만 S사 관계자는 “자체조사 결과 석축과 방파제의 표면이 산화철로 덮여있었다”며 “안료가
유출될 수 없기 때문에 황산에 의한 오염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하지만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조사에 협조하기로 했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울산시는 이에 따라 황산 유출 가능성과 함께 오염 성분과 S사의 안료가 같은 성분인지를 확인키로 했다. 최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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