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원안 수정
시험 원안이 담긴 USB를 세탁기속에 넣고 돌려버렸다.
평생 두고 얘기할 만한 건망증 2탄이다.
1탄은 휴대폰을 냉장고에 넣은 사건.
이번에는 2탄인데 삼성반도체 사랑한다.
세탁기속에 비누거품과 물세례를 받고도 끄떡없이 자료가 살아 있다니. 만세다!!
암튼 우여곡절 끝에 정보부서에서 요구하는 대로 수정을 완료하고 제출했다. 담당자가 작년 짝지라 고맙게도 바로 이렇게 저렇게 수정하고 출력해서 가져 갔다. 덕분에 밥 먹을 시간을 날려 버렸네. 도시락으로 싸 온 토마토 3개로 점심을 때운다. 시험 내용검토는 시험날까지 이어질 것이다.
오늘 수업은 1,2,3교시 2학년, 3학년, 1학년 5교시에 2학년 세지 모두 4시간, 동과샘이 시모상이라 안 오셨지만 대강은 패스. 나랑 시간표가 거의 같기 때문이다.
청렴메세지 떡도 돌리지 말라는 권장 메일을 받고
공문 7건을 처리하고 하나는 내가 처리하고 나머진 모두 분배.
작년 연수보다 공문수가 적은 듯. 그래도 하나하나 읽고 분배하는 것도 일은 일이다.
오후에 농사용 모종이 배달와서 선생님들께 심으라고 독려함.
오후 1학년 4반 수업은 교실이 좁고 아이들이 다소 번지로워서(번잡하고 소란하다) 잔소리시간이 길어 진다.
아이들은 교실증축에 대한 불만을 쏟아 내길래 나도 너희들과 같은 맘이다. 내 시간에는 지리공부만 하자라고 해도 막무가내 불만을 쏟아 내길래 1학년 모두 비슷한 입장이니 조금 더 조용히하고 친구들을 배려하자고 해도
번지로운 몇 녀석들은 끝까지 자기고집만 앞세운다.
사실 내가 아이들이라도 불만은 많겠다만 상황이 어쩔 수 없다.
소음도 참아내고 좁은 공간도 참아내자고만 하는 것은 나도 무책임하단 느낌도 든다.
여행지리는 화산지역 여행법을 다루었고 2학년은 아직도 온대기후에서 맴돌고 있다.
저녁에 퇴근길에 동면에서 한숨 자고 7시에 귀가.
소고기국을 맛있게 끓이고 기록 중이다.
하경이는 코로나로 격리중인데 거기다 중이염으로 귀가 헐고 피가 나서 또 쉬었다. 6일째 결석.
수업결손이 많아져서 걱정이다. 학교에 부적응하는 게 아닌 지 그것도 걱정이고.
한 밤에 병원 응급실에 출동하는 것도 여러 번이다. 아픈 것도 아픈 것이지만 심리적인 것도 좀 있는 듯하다.
상담을 좀 받아봐야 하나 마음이 쓰인다. 하경이는 오후에 학원에는 갔고 밤에 과외수업도 9시15분까지 받았다.
선생님은 부산대 의대 2학년생이다. 초등 때 방치해 두어서 더 이상 공부안하고는 안 되겠다 싶어서 과외로 우겨넣는 셈인데 효과가 있을 것 같지는 않다. 부모노릇을 할 수 있는데까지는 해야지 하는 마음이고 웃기는 것은 젊은 아이들 장학금주는 셈치지 뭐하는 마음도 있다. 성적이 좀 오르고 성적도 성적이지만 대화수준이 되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무거고에서 담임을 맡았던 윤영이가 메시지로 긴 편지를 보내와서 감동 받았다. 갈무리해서 저장해 두었다.
선생노릇은 제자들의 안부를 들을 때가 제일 좋다. 잘 알면서도 나는 제자노릇을 안하는 구나. 부모마냥 이제 모두 연로하셔서 기다려주지 않으실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