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슬도 대왕암 둘레길 걷기2
슬도에서 방어진 울기등대로 가다가 보면 배미돌이란 바위가 나옵니다. 해동용궁사란 작은 절집이 있어 용왕을 모시는 점집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바위가 주된 성스러운 곳이 겠지요. 동쪽이란 뜼의 샛돌이 사돌이 되고 사가 다시 한글화하여 배미등이라 한다지만 그 유래 풀이가 영 마음에 안 들고 혹시 제주도의 뱀숭배사상과 관련된 것이 아닐까 하는 개인적 의심이 듭니다. 저는 지리를 공부하는 사람이니 당연히 이 바위의 성인이나 암석의 성질이 더 궁금하겠지요. 아마도 짧은 저의 지식으로는 중생대 퇴적층으로 보입니다. 500미터도 안 되는 곳에 슬도의 화강암 타포니가 있으니 동구 방어진 일대도 참 좁지만 다양한 지형이 나타난다 싶네요. 돌멩이는 거의 퇴적암에서 유래하는 이암, 사암, 세일 같은 것입니다.
얼핏 봐도 층리가 잘 발달되어 있네요. 부산 태종대와 비슷한 시기에 만들어 졌을 거라는 상상을 합니다. 바위에서 내륙쪽 뒷편 자갈이 특이힙니다.
파식대 위의 돌들이니 바닷가 돌들이라고 동글동글한 편평력만 있으란 법은 없지요. 거의 모서리가 각이 진 뽀쪽뾰쪽한 돌입니다.
배미돌의 후면 깨끗한 노두면입니다.
바닷물이 없다면 누가 여기를 바다라고 하겠는 지요?
크기도 다양하고요.
금방 채석장에서 뜯어 낸 돌 같지 않나요?
지압이 아니라 발바닥이 긁힐 것 같아요. 정말 각력이죠? 이만큼 각진 돌을 바닷가에서는 잘 보지 못하지만 사실 파식대가 발달한 곶의 끝부분에는 이런 돌들이 많습니다.
둥근 돌은 더 멀리에서 날라져 온 화강암 같아요. 화강암은 심층에서 구상풍화작용을 받으면 하천이나 해수의 영향 없이도 동글동글 해 질 수 있으니까요.
바람이 좀 있는 날 오면 파도소리가 듣기 좋을 것 같고 보기에도 시원할 것 같습니다. 여름에 꼭 와야지.
뭐하는 거 같아요. 용왕제사 지내더라고요. 바다에 보내는 지 바다에서 잃은 영혼을 불러 들이는 건지 암튼 이런 풍경을 볼 수 있다는 것은 이 곳 사람들의 생업과 생활이 바다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사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