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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석유는 언제 들어 왔을까?
햇살수풀
2013. 1. 9. 17:21
매천야록에는 이런 내용도 있다.
석유가 수입되어 온 나라가 사용하다(제목)
석유는 영국 미국 등 여러 나라에서 생산되는데, 어떤 사람은 바다 가운데서 꺼낸다 하고
어떤 사람은 석탄에서 빼낸다하며,
어떤 사람은 돌을 삶아서 걸러 낸 것이라 하여
그 설명이 같지 않다. 그러나, 그것이 천연자원이라는 말은 맞다.
우리나라에서는 경진년(1880)부터 비로소 석유를 사용했는데, 처음에는 빛깔이 붉고 냄새가 고약했으며
한 홉으로 열흘 밤을 켤 수 있었다. 그러나 몇 년도 되지 않아서 빛깔이 차츰 희어지고 냄새도 차츰 좋아졌지만
화력이 줄어 들어, 한 홉으로 겨우 사나흘 밖에 쓸 수 없었다.
석유가 나타나면서 부터 산이나 들에 기름 짜는 열매들이 번성하지 않았으며,
온 나라 상하(계급)에 석유 등잔 없는 집이 없었다.
대체로 같은 성질의 물건이 두 가지 다 커질 수는 없는 법이다.
서양 솜이 나오면서부터 목화 농사가 시들어 졌으며,
양철이 나오면서부터 철광도 많이 줄어들었다.
이러한 현상이 종종 나타나니 이상한 일이다.
석유가 나타나면서 부터 양수화통(성냥)도 또한 성행했는데,
민간에서는 이를 자기황(스스로 불을 일으키는 황)이라고 불렀다.
매천 야록 황현 지음, 허경진 옮김, 한양출판(2006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