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교사가 추천하는 답사장소

관갑천 잔도와 회룡포

햇살수풀 2009. 6. 8. 00:33

 

좋은 소식이 고개를 넘어 오는 곳이라는 지명을 가진 문경입니다. 저 고개를 넘어 가면 충청도 땅과 연결되는 길이지요. 돌담 모서리가 너무 각이 져서 오고 가는 모든이에게 길을 내 주었을 지역의 이미지랑 좀 안 맞는 것 같네요.

 

성황당에서는 돌 세 개 얹고 침 세번 뱉고 오고 가는 길의 안녕을 묻고 그 다음 소원을 빈답니다.

어릴 때 해 봐서 잘 압니다. 예쁜 성황당입니다.

 

정말 멋짓 곳이지요. 과거에는 영남 8경 중 제 1경이었다고 하네요. 중부 내륙 고속도로가 경관을 좀 흐려 놓았지만 그래도 여전히 멋있군요. 토끼벼루와 관갑천 잔도가 있는 곳입니다. 잔도란 벼랑길을 낼 때 난간을 붙여 낸 좁은 길을 의미합니다. 영남 대로 중 가장 험난한 길목이었다 하네요. 토끼벼루에는 닳고 닳은 바위들이 있어요.

 대조영을 촬영한 곳이라고 하는데 복원하는 성이 망음에 안 들어서 기존의 성 모습이 남아 있어 찍어 봤습니다. 저 돌들은 비상시에 모두들 무기로 둔갑할 수 있겠지요. 임진 왜란 때 이 길을 왜놈들이 춤을 추며 노래를 부르며 지나갔다고 합니다. 이 중요한 요충지를 버리고 탄금대에서 배수진을 쳤더랬지요. 이 강년 의병대는 여기에서 패했고요.

 

 

 

의성포라고도 하는 회룡포입니다. 하안단구인 줄 알았는데 막상 와서 보니 자유곡류천의 포인트 바라는 설이 더 설득력이 있어 보이네요. 정말 아름다운 경관입니다. 경관은 그 자체로 자원이 되지요. 가을도 참 예쁜 경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보이는 정자에는 여전히 유명 문인들이 남긴 편액들이 즐비하게 걸려 있고요. 그 옛날에도 선비들은 다 무슨 정보들을 가지고 그 먼 곳에서 다들 오셔서 보고 갔는 지. 그리고 우리나라의 방방 곡곡에는 이렇게 예쁜 곳들이 얼마나 많이 널려 있는 지 답사다닐 때마다 아름다운 산하에 대한 사랑이 새록새록 생긴답니다. 인생은 짧기도 하여라.

 

 

 

 하경이 보느라 몇 번의 답사를 놓쳤는데 답사기 적다 보니 놓치지 말고 따라 다녀야 겠다 싶습니다. 아가야 빨리 커서 엄마랑 같이 답사다니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