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수풀 2008. 9. 8. 08:55

유가 세자릿 수 시대…떠오르는 ´석탄´

가장 넓은 범위에 가장 많이 남아 있는 화석연료 ´청정 석탄 기술´관건

2008-08-30 05:00:00

국제유가가 세 자릿수 행진을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석탄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고갈에 대한 우려 증대 뿐 아니라 채굴조건이 악화되고 있는 석유자원이 ‘Easy Oil’시대에서 ‘Tough Oil’시대로 진입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석유와 거의 같은 시기에 만들어진 석탄은 지구상에 가장 넓은 범위에 가장 많이 남아 있는 화석연료다.

석탄은 오랜 기간 동안 세계 산업 발전의 원동력이 돼 왔으며, 앞으로도 최소 150년 이상 안전하게 의존할 수 있는 에너지원이다.

석유의 등장 이후 석탄은 제한적 용도와 막대한 공해 배출로 한때 에너지 산업에서 ‘한물 간’분야로 취급되기도 했지만 전력 생산에서 나오는 배출물을 상당부분 줄일 수 있는 청정 기술과 각종 가스화·액화 기술의 개발로 석탄은 환경적 핸디캡을 극복하고 용도를 다양화함
으로써 인류의 주력 에너지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석탄 이용률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저개발 국가들로서는 청정기술 도입에 따르는 비용이 만만치 않아 저비용·고효율 ‘청정 석탄 기술’ 개발이 과제로 남아 있다.

◇ SK에너지와 대한광업진흥공사가 각각 25%의 지분을 보유한 호주 블루마운틴 ´Springvale Mine´

고르고 풍부한 매장·생산량…´석탄만의 경쟁력´
한국자원정보서비스가 세계에너지협의회(WEC) 자료를 인용, 집계한 바에 따르면, 채탄 가능한 석탄의 매장량은 9천91억t으로 이 중 유연탄이 4천788억t(무연탄 포함), 아역청탄(갈탄 포함)이 4천303억t에 달한다.

세계 최대 석탄 부존국은 미국으로, 총 매장량 2천466억t, 그중 유연탄 매장량이 1천113억t이며, 다음으로 러시아 연방이 총 매장량 1천570억t, 유연탄 매장량이 491억t이다.

중국은 총 매장량 1천145억t, 유연탄 622억t으로 그 뒤를 이었고, 남아공도 총 매장량 488억t으로 주요 부존국 중 하나로 꼽힌다.

갈탄의 매장량까지 포함한다면 세계 가채 매장량 중 63% 이상이 이들 국가에 매장돼 있다.

유연탄(Bituminous Coal) 및 아역청탄(Sub-bituminous Coal)의 연간 생산량은 45억t이고 갈탄의 연간 생산량은 9억t으로, 생산량을 증가시킨다 해도 최소 150년 이상 사용하기에 충분한 양이다.

이러한 풍부한 매장량 덕택에 석탄은 세계 1차 에너지 수요 중 상당 부분을 충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와 함께 세계 석탄 생산량은 58억5천250만t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최대 생산국은 중국으로 전체의 37%(21억9천만t) 이상을 점유했다. 미국은 10억2천810만t으로 그 뒤를 이었고, 인도(4억2천620만t), 호주(3억6천930만t), 러시아연방(2억9천800만t), 남아프리카공화국(2억4천650만t) 등이 주요 석탄 생산국으로 꼽힌다.

포스트오일로서의 ´석탄 가스화·액화산업´
석유 매장량 한계와 주요 산유국들의 석유 무기화 전략은 과거 석유의 등장과 함께 사양길에 접어들었던 석탄산업을 다시금 부각시켰다.

가채년수가 약 40년에 불과한 석유와 60여년에 불과한 천연가스에 비해 석탄은 아직도 150년 이상 충분히 채굴할 수 있는데다 전세계에 고루 분포하고 있어 특정 국가의 자원 독점 현상이 적다는 이점으로 인해 포스트 오일로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각종 가스화·액화 기술은 석탄의 용도를 기존 난방, 발전용 에너지원에서 수송용 연료, 석유화학 원료로까지 확대시키고 있다. 특히 국제유가 고공행진은 석유에 대한 석탄의 상대가격을 하락시켜 석탄 가스화·액화산업은 경제성까지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석탄 액화·가스화 기술의 손익분기점은 원유가격이 배럴당 40달러 이상일 때로 알려져 있는데, 2003년 초 원유가격이 배럴당 40달러를 돌파한 후 고공행진을 거듭해 최근에는 세 자릿수를 돌파해 한때 배럴당 150달러에 육박하기도 했다.

합성 가스를 통해 경제성 있는 전력, 석유제품, 석유화학제품을 만들어내는 기술을 가지고 있는 기업은 아직 쉘, 코노코필립스, GE, 남아공의 Sasol 정도에 불과하지만 미국, 중국, 일본, 독일을 중심으로 활발한 기술 개발 및 상용화 노력이 이뤄지고 있어 조만간 가시적인 성과가 기대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청정석탄발전기술 개발을 가속하기 위해 지난해 28억달러의 연구개발비를 예상에 책정, 현재 총 8개의 석탄액화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EIA에 따르면 2005년에는 전체 석탄소비 중 액체연료 사용비중이 ‘제로’였지만 오는 2020년에는 1%, 2030년에는 5%로 점차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유가대비 경제성과 규모의 경제 확보, 적절한 입지(풍부한 석탄자원, 낮은 인건비, 시장 인접성) 등의 조건이 충족된다면 장기적으로 석탄 활용 수요는 지속적으로 확대될 수밖에 없다.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각광 받는 태양전지, 바이오에탄올 바이오매스, 연료전지 등 각종 신·재생에너지가 경제성이라는 문턱을 넘지 못하고 이론적인 구상에만 그치고 있는 반면, 가스화·액화를 통한 석탄의 활용은 초고유가 시대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새로운 대안으로 자리 잡으려면 ´청정기술´이 관건
앞서 이야기했듯이 석탄은 환경문제만 해결된다면 어느 에너지원보다도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석탄 사용으로 산성비를 일으켜 광범위한 범위에 피해를 발생시키고, 이산화탄소 대량 배출이 기후변화의 원인이 되고, 연소 과정에서 방사성 입자가 대기중으로 방출된다고 완전히 포기해버릴 수는 없다는 점이다.

채굴, 운반, 가공, 연소 과정에서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이 개발과 상용화가 절실하다. 환경오염 문제가 해결돼야 석탄 사용에 대한 불안감도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최근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우리 정부도 태양광, 풍력, 수소연료전지 뿐만 아니라 석탄 이용 등 성장 가능성이 높은 4대 분야를 중심으로 중대형 전략기술개발(과제당 연 100억원 이내, 3~5년)을 통해 미래시장을 선점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전략기술 및 원천기술개발 등에 총 1천944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힌바 있다.

이 같은 석탄관련 기술이 발달하면 석탄 수요를 끌어올릴 뿐만 아니라 오는 2020년 석탄 수요 비중이 전체 에너지원 가운데 3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돼 현재의 석유 수준의 위상으로 올라설 전망이다.

최정엽 기자 jyegae@e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