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수업자료

신경림 시

햇살수풀 2007. 11. 9. 10:31

제목을 잊었네.

제목 없이 옮겨야 겠다.

 

때와 먼지에 절은 술상에는

신김치와 두부무침

목에 켜켜이 쌓인 탄가루를 씻어 내려고

부지런히 소주 주발을 들어 올리는

시커먼 손들

진폐증으로 입원한

아들을 보러 간 주모 대신

굴 속 같은 술청을 드나들던 쥔 사내가

광부들보다 먼저 취했다

광산살이 서른 해에

얻은 것은 가난한 병 뿐이라고

셈 날 아직 멀어

하나둘 외상을 긋고 나가는

문밖에 내리는 비도 검고

꿈의 나라 코리아

텔레비젼 속 여가수의 하얀 목소리가

대낮인데도 밤처럼 검은

집과 사람들을 놀려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