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들
공업탑에서
햇살수풀
2007. 7. 22. 21:56
솟아 오르는 해를 등지고
아이들이 학교에 간다.
밤 열시 야간자습
심야학원 열 두시 반
한 밤의 공기를 마셨을 너희들
아무도 간섭 않는 한 밤의 인터넷 바다
태평양도 가비얍게 헤엄쳤을 너희들
교실 의자에 앉으면
곧바로 엎어 질 너희들
그래도 지금 이시간 생기 도는 구나
고개를 끄덕이며
팔을 활개짓하며
껑충거리며
옆친구 어깨도 툭툭 치며
큰소리로 지껄이며
웃음 소리 내며
뛰고, 걷고 달리는 너희들 보기 좋구나
꼬리 무는 차량을 내려다 보는
너희들도 이 순간 만큼은 기분 좋겠구나.
출근 체증에 짜증 나던 어느 날 육교 위에 아이들이 달려 있었습니다.
하루 중에 가장 생기 도는 시간처럼 느껴졌습니다.
요즘은 1교시가 가장 생기 없는 시간이거든요.
교실에 침대를 들여야 겠습니까?
잠쫓는 테이블을 들여야 겠습니까?
아이들에게 밤을 돌려 줘야 겠습니까?
아이들에게 빼앗아 온 밤을 돌려 줍시다.
학교에 불을 꺼야 하고
학원도 불을 끄고 한 밤에 돌아 다니는 좀비 같은 중고생을 없애야 겠습니다.